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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파리협정은 실패가 아니다
송고일 : 2026-01-17
임자성 기자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 하고 있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196개국이 참여한 파리기후협정은 실패한 듯 보인다. 실제로 10년 전 협정 채택 당시 “우리의 손주들이 우리가 의무를 다했음을 알게 될 것” 이라던 정치 지도자들의 약속은 공허하게 들린다. 그러나 결과만으로 협정을 평가한다면 중요한 맥락을 놓치게 된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 가능하다면 1.5℃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배출량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반기후 정치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재탈퇴, 유럽연합의 일부 환경 규제 완화는 이러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전문가들이 1.5℃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협정이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협정 체결 당시 정책이 유지될 경우 2100년까지 예상 되던 온난화 경로는 약 3.6℃였다. 현재 추정 치는 2.6℃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전히 위험한 수치지만, 방향 자체는 분명히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파리협정은 ‘넷제로(net zero)’라는 개념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며 기술과 자본의 흐름을 바꿨다. 배터리, 재생에너지, 탄소 저감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이 신호에서 출발했다. 기후 대응이 도덕적 구호를 넘어 경제적 선택지가 된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태양광 확산, 개발도 상국의 전기차 보급 역시 비용 절감이라는 현실적 동기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청정 기술이 더 싸고 안정적인 선택이 되는 순간, 전환은 정치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배출량이 아직 줄지 않았다고 해서 파리 협정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며, 그 방향은 이미 바뀌고 있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