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
[에너지 인사이트] 동해 심해 가스전, 좌초 위기에서 새로운 희망
송고일 : 2025-10-21
동해 심해 가스전 현장/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동해심해 가스전 프로젝트가 우리나라 에너지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영국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2차 시추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한때 좌초 위기에 놓였던 이 프로젝트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초 '대왕고래' 지역의 첫 시추가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결론 나면서 회의론이 짙어졌지만, 글로벌 메이저 기업의 참여는 사업 추진의 강력한 동력을 다시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하다. BP의 참여는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전문성 및 기술력 확보이다. BP와 같은 글로벌 메이저는 심해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세계 최고 수준의 탐사, 시추, 개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석유공사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고 시추 성공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둘째, 투자 리스크 분산 및 재원 확보이다.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에게 BP의 자금 투입은 가뭄에 단비와 같다. 최대 49%의 지분 투자 유치는 막대한 개발 비용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셋째, 프로젝트 신뢰도 향상이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의 참여는 프로젝트의 타당성과 잠재력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를 높여준다. 이는 향후 추가 투자 유치나 기술 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지속적인 탐사 가능성이다. 대왕고래 시추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아직 6개의 유망 구조가 남아있다. 노르웨이 에코피스크 유전처럼 수많은 시추 끝에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된 사례는, 첫 실패가 곧 프로젝트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BP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욱 정밀한 탐사와 시추가 이루어진다면,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할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첫째, 투명성과 신뢰 회복이다.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과 과거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국민적 불신을 낳았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BP와의 협상 과정 및 향후 탐사 계획 전반에 걸쳐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둘째, 정치적 상황과 무관한 일관된 에너지 정책 수립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였다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감사 청구까지 이어진 정치적 공방은 장기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의 안정성을 해친다. 심해 가스전 개발과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일관된 추진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국가 에너지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 및 협력 모델 구축이다. BP와 같은 파트너십은 리스크 분산에 효과적이지만, 지분율 및 운영권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외부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기보다 국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관련 기술을 내재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넷째, 환경적 지속 가능성 고려이다. 대규모 심해 탐사 및 개발은 환경적 영향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대비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잠재적 환경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과 국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는 BP의 참여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 재정적 협력을 넘어,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국민적 신뢰,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 그리고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자원개발의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쓰는 열쇠가 될 것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